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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집안내력
이 름 이종태
등록일 04-09-16 19:35 조회수 8,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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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셋을 내리 낳고는 무슨 죄인처럼 시댁을 출입 하시던 어머니..
이번에는 정말 아들을 낳을 작정으로 윗 동서 둘을 청하고는
은근히 태몽을 믿어보셨단다..
태기가 있어 진통은 조여오는데 아버지는 연신 마당을 배회하신다.
이윽고 갓난애 울음소리가 울리고 다들 궁금증으로 안방으로 눈이
쏠리는데, 어머니는 그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도 아이의 배 밑으로
손을 내리 훑는데. 아뿔사 이번에도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이었다..
순간 어머니는 애고애고 탄식을 하는데.. 밖에 계신 아버지 그만 맥없이
자전차를 잡고 받침대를 뒤로 차는데, 탁- 하며 나는 그 소리가 무슨
천둥소리마냥 크게 들리자 어머니는 쓰린 가슴 조이며 아아,, 저 양반
오늘 중으로 집에 돌아오기는 다 글렀다 하셨단다.
둘째 때도 셋째 때도 그러하셨단다..
그래도 첫 딸일 때는 살림밑천이라며 아쉬워 하면서도 좋아 하셨는데..
이팔청춘에 동무들과 노는 재미에 시집가기 싫어 할 때 선보러 온
아버지가 그렇게 못생겨 보였단다.
억지로 온 시집살이 어색하던 차에 아버지 징용 가시고 친정서 지내니
너무 편하고 좋더래나... 징용 가셨다 돌아오는 마중 길에서 시어른 몰래
손에 쥐어주신 구라분을 기억하며 귀여운 첫딸 키우며
살림 늘이던 작으나마 행복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이제 딸만
내리 넷을 낳은 본의 아니게 죄인 된 설움이 북받쳐 오르신다.
그리고는 절망하며 에라,,,고마 죽어버려라-며 갓난 애기보를 문지방
앞으로 밀쳐버리고는 스르르 잠이 들다 문득 아버지 자전차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얼그레 취한 아버지 뒤로 땅에 닿아 끌리듯이 큰 광어
한 마리와 나뭇단만치 큰 미역이 얹혀 있었더랜다..
어머니 말로는 일곱 칠이 다 가도록 먹고 남을 정도로 큰 광어와 미역이었단다.
문지방 밑에 버려져 울다 울다 가쁜 숨 몰아쉬고있는 아이를 발견한
아버지는 아기를 감싸안으며 아이가 뭔 죄가 있느냐며.. 이러다 천벌을
받을 거라며 아기를 산모 옆에 다시 안겨주셨단다..
아버지의 애처러운 모습을 본 어머니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죄인 아닌 죄인의 업을 조금이나마 덜었다고 위안을 하셨단다..

그렇게 해서 우리 넷째 누나가 세상에 나셨단다.
그 누나 글 잘쓰고 공부 잘해서 칭찬 자자했지만, 우리엄마 하라는 아들은
안하고 딸년이 공부한다며 더 지독히 밭일이며 집안일 시켰지만 12년동안
한번도 우등을 놓치 않았단다..
영리한 그 딸하나가 우리 부모며 형제 아플적마다 약주고 주사놓아 완쾌시켰단다..
50줄에 든 그 누나 가슴엔 아직도 맺힌게 있을려나?

댓글목록

Gabriela님의 댓글

Gabriela 작성일

Absolutely first rate and cooeor-bpttempd, gentlemen!

굿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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